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임솔(김혜윤)과 류선재(변우석).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임솔(김혜윤)과 류선재(변우석). ⓒ tvN

 
"어느새 빗물이 내 발목에 고이고 / 참았던 눈물이 내 눈가에 고이고 I cry / 그대는 내 머리 위에 우산 / 어깨 위에 차가운 비 내리는 밤 / 내 곁에 그대가 습관이 돼버린 나 / 난 그대 없이는 안 돼요 alone in the rain..."
 
2008년 4월에 발매된 에픽하이의 '우산'. 그로부터 16년 후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 등장해 잠들었던 추억을 돋게 했다. 자신을 살게 해준 유명 아티스트가 죽자, 절망에 빠진 열성팬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2008년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의지의 열성팬 임솔에 김혜윤, 아티스트 류선재에 변우석이 캐스팅됐다. 글로벌 OTT 라쿠텐 비키에 따르면 방영 첫 주 미국, 프랑스 등 전 세계 133개국에서 1위를,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4월 4주 차 K-콘텐츠 화제성 33.20%로 2위를 차지하는 등 심상치 않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선재 업고 튀어>는 탄탄한 스토리에 섬세한 현실 고증으로 시청자에게 2008년을 선물한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OST는 물론이고 교실 속 커다란 텔레비전, 싸이월드 일촌 신청 등 '맞아 그땐 그랬지' 추억 여행을 가능케 한다. 2008년 고등학생이 된 주 등장인물들은 독특한 시대상을 보여주는데 '초코송이' 머리를 한 캐릭터가 유독 눈에 띈다. 이현주를 연기하는 서혜원은 학창 시절 교실로, 그때 그 시절로 완벽히 데려가 준다.    

'초코송이' 이현주 연기한 배우 서혜원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이현주(서혜원), 임솔(김혜윤).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이현주(서혜원), 임솔(김혜윤). ⓒ 서혜원

 서혜원이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촬영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혜원이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촬영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서혜원

 
이현주는 여주인공 임솔의 절친으로 극에 감칠맛을 더한다. 순수하고 깜찍한 열아홉 고등학생부터 현재의 세련된 커리어우먼까지 세월의 폭을 실감케 해준다. 최근엔 운명이 뒤바뀌어 임솔의 친오빠 임금(송지호)과 결혼, 애 엄마로 변신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 초코송이 머리가 무척 잘 어울려요. 2008년을 잘 재현한 것 같습니다.
"2008년 제 헤어스타일도 현주처럼 단발머리였어요. 당시 서인영 선배의 '신데렐라' 음원이 대박을 쳐 동그란 단발머리가 유행했거든요. 2008년을 섬세하게 잘 구현한 것 같아요. 이마를 꽉 채운 풀뱅 앞머리, 층이 많고 볼륨이 풍성한 샤기컷, 교복 안에 겹쳐 입은 티셔츠 등이요."
 
- 동료 배우들은 어땠나요?
"혜윤이와는 붙는 신이 많았는데, 볼 때마다 감탄했어요. 주인공이라 쉴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한 번도 지친 모습을 못 봤어요. 특유의 밝고 맑은 에너지에, 연기도 어쩜 그리 잘하는지... 존경하는 마음이 들어 '널 보며 늘 배우고 있어'라고 말한 적도 있어요(웃음). 그리고 선재. 우석 오빠가 그린 선재가 정말 대본 보며 상상했던 그대로, 아니 그 이상이었어요. 선재 그 자체! 저도 팬이 됐죠."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촬영 중 임금(송지호)과 이현주(서혜원).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촬영 중 임금(송지호)과 이현주(서혜원). ⓒ 서혜원

 
- 현주와 러브라인을 그리는 임금(송지호)을 빼놓을 수 없겠죠.
"3화 중간을 보면 불나는 와중에 현주와 임금이 마구 싸우는 장면이 있어요. 현주가 임금을 무척 싫어하던 때라 그에게 비판을 퍼붓는데요, 따발총처럼 공격하는 도중 신랄한 비웃음이 튀어나와요. 촬영 전 계획한 것이 아닌, 지호 오빠와 주고받다가 자연스레 만들어진 호흡이에요. 배우 간 시너지가 좋아 계획한 것보다 더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어요."
 
- 저도 그 장면을 무척 재밌게 봤는데 그렇게 완성된 거였군요. 이현주 캐릭터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이 있어요.
"오디션 때 똥 참는 장면과 싸우는 장면을 연기했어요. 치부를 숨기지 못하는 솔직함, 말투와 행동에서 드러나는 엉뚱함, 감정과 생각을 꾸밈없이 드러내는 당돌함 등이 인상적인 캐릭터로 다가왔어요. 현주는 직선적인 친구이지만 끝이 모나지 않은 직선이랄까? 솔직하고 당돌한데 그게 다른 사람을 쿡 찌르지 않아요. 신중하고 생각이 많은 저로선 현주의 그런 솔직한 면을 닮고 싶어요."
 
- 캐릭터의 성격은 어떻게 구축하나요?

"대본에는 작가가 의도한 캐릭터 성격이 나타나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 어미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등 그 캐릭터만의 기질이나 성향을 파악한 뒤, 제게 있는 도구를 총동원해 표현해요. 이때 인물의 어떤 MBTI를 파악하기도 하죠. 현주는 솔직하고 가감 없이 표현하는 유형이라 ENTP로 추정했어요."

"<슈돌> 보면서도 연기 영감 받아요"
 
 tvN 드라마 ‘환혼’에서 서혜원이 ‘소이’를 연기하고 있다.

tvN 드라마 ‘환혼’에서 서혜원이 ‘소이’를 연기하고 있다. ⓒ 서혜원

 
서혜원은 2018년 웹드라마 <한입만>으로 데뷔했다. 세 여자의 우정과 각각의 연애를 다룬 드라마로 한 회의 조회수가 적게는 140만, 많게는 400만을 넘으며 인기를 끌었다. 그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임수지 역을 맡았다. 이후 <환혼> <사내맞선> <끝내주는 해결사> 등 인기 드라마에 핵심 조연으로 출연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인물의 특징을 최대한 살리려 인물에 저를 맞추지만 그 재료 역시 제게서 나오죠. 저와 가장 닮았다고 느끼는 인물은 <한입만>의 '수지'예요. 생각이 많고 신중한 성격이라 소심해질 때도 있는데 이런 면이 많이 닮았어요. 정반대의 캐릭터는 <사내맞선>의 '조유정'으로 자기애와 자신감이 넘치는데 허당미도 있어 밉지 않아요.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며 재밌다고 느꼈죠. <끝내주는 해결사>의 '강봄'은 형사 출신으로 지적인 능력, 물리적인 힘 등 모든 게 강한 인물이라 그때까지 맡은 캐릭터와는 성격이 사뭇 달라 도전이 됐죠."
 
-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어떤 훈련을 하나요?
"평상시 사람을 관찰해요. 언젠가 낮에 자전거를 타고 동묘 앞을 지나는데 뒤에서 크게 '야! 야! 비켜!' 하는 거예요. 뒤돌아봤더니 술 취한 할아버지가 길을 막고 있다며 소리를 빽빽 지르고 있었어요. 순간 감각적으로 그분의 목소리 톤, 리듬, 대사를 수집했죠. 이런 호흡과 이런 말투! 나중에 써먹어야지 하면서요."
 
- 기분은 안 나빴나요?
"네(웃음). 내가 길을 막고 있었나보다 생각하면서 '네~' 하고 길을 비켜드렸죠. 아. 그리고 저는 아이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아요. <슈퍼맨이 돌아왔다> <금쪽같은 내 새끼> 등 아이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데, 아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연기적으로도 영감 받을 때가 많아요. 어른보다도 본연의 기질이 잘 드러난다고 여겨져 '이 아이라면 이 역할을 어떻게 할까?' 하고 이입해 봅니다."
 
- 참신한 접근 방법이네요. 인물로서 표현 방식이 다채롭게 느껴졌는데 이 부분과도 접점이 있겠어요. 지금까지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왔는데 좌절했던 순간도 있나요?
"오디션 기회조차 없던 시절, 이메일 발송 제한이 걸릴 때까지 지원서를 보냈어요. 단편영화, 연극, 상업영화 단역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모두 다. 오디션 한 번 못보고 지원만 계속되던 어느 날 학교 선배에게 연락이 왔어요. 자기 동네 친구가 웹드라마 한다는데 혹시 오디션 보겠느냐고. 친한 선배도 아니었는데 학생 때 열의 있던 저를 떠올리고 연락했던 거였어요. 단번에 좋다고 한 뒤 오디션을 봤어요. 오디션만으로도 '연기하는 걸 봐주는 사람이 있다, 나 지금 누군가 앞에서 연기한다' 하면서 기뻤어요. 그래서 맡은 게<한입만>의 '수지'였어요. 사람 일이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이었죠."
 
- 기회가 왔을 때 잡았다는 건 이미 준비된 상태가 아니었을까요?
"언제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으려 노력해요. 중학생 때부터의 습관인데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시험공부처럼 최선을 다해요. 오디션 볼 때도 무조건 대사를 외워요. 보통 오디션 대본을 2~3일 전에 받는데, 매일 분석하고 연습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잠을 잘 자는 것. 대학생 때 교수님이 연기는 잘 때 는다고 하셨는데 십분 동의했거든요. 열심히 익힌 뒤 자고 일어나면 정말 대사가 입에 붙어 있어요. 매일 그렇게 연습하고 반복해도 오디션 날까지 안 붙는 대사도 있는데, 그곳만 체크해 두고 오디션을 봅니다. 대본 없이 쭉 연기하다가 체크해 놓은 부분만 살짝 보면서."
 
 연극 ‘비프’에서 서혜원이 ‘진세희’를 연기하고 있다.

연극 ‘비프’에서 서혜원이 ‘진세희’를 연기하고 있다. ⓒ 서혜원

 
- 연기에 대한, 자신에 대한 열정이 돋보여요. 배우로서 강점이 무엇인가요?
"재밌어 하는 것. 제가 <비프>라는 연극을 했을 때 호흡을 맞춘 선배가 어느 날 '너는 연기를 재밌어 하는 것 같아. 그게 나한테도 느껴져'라고 말했어요. 제가 연기했던 순간들이 필름처럼 스치며 정말이지 제게 즐거운 일임을 더 체감했죠. 전 연기하는 게 정말 즐거워요. 오디션도, 배역을 맡아서 작품에 임하는 것도 모두 다요. 연기하는 모든 순간!"
 
- 열심히 하는 사람이 즐겁게 하는 사람 못 이긴다던데 혜원님은 자신을 이긴 느낌이네요.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 중이에요. 넷플릭스, 해외 작품 등 넓은 무대에 도전하고 싶어 영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이제까지와는 다른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어 운동도 열심히 하려 합니다."
 
보통 배우라는 직업은 선택 받는 입장이기 마련이다. 이번 일이 있다고 다음 일이 보장되지 않는다. 연기의 즐거움과는 별개로 다음 일이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도 항상 따라 붙는다고. 초코송이 현주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뭘까? 그는 단어 하나하나를 꾹꾹 눌러 뱉었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잘 살아."

그가 특유의 서글한 눈빛으로 밝게 웃었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 게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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