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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 낙동강 강변 공원에 개망초가 꽃을 피우기 시작해따.
▲ 금계국 사이로 개망초 꽃이 활짝 피었다. 안동시 낙동강 강변 공원에 개망초가 꽃을 피우기 시작해따.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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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도 10일을 지나고 있다. 안동 낙동강 강변 공원에는 개망초가 꽃을 활짝 피었다. 강변뿐 아니라 도로와 길가 화단마다 지천으로 피었던 노란 금계국을 이기고 개망초가 만개하고 있다. 개망초는 하얀 꽃잎에 노란 속살이 동그랗다. 마치 계란으로 프라이를 한 모양과 비슷해 계란 꽃으로 부르기도 했다.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이다.

안동 낙동강의 금계국이 6월 들면서 조금씩 시들고 있다. 노란 꽃잎을 떨구고 검은 꼭지만 남았다. 그 사이로 하얗게 핀 개망초는 금계국보다 큰 키를 이용해 햇빛을 독차지하려는 듯 하늘을 향해 하늘하늘 춤을 춘다.
 
안동시 낙동강 강변에 금계국은 지고 개망초 꽃이 피고 있다.
▲ 낙동강에 핀 개망초 꽃  안동시 낙동강 강변에 금계국은 지고 개망초 꽃이 피고 있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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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국이 뒤덮여서 토종 식물이 씨를 말릴 것이라고 하더니, 이젠 개망초가 금계국을 이기고 있네, 그런데 개망초는 우리 것이 아닌가?"

산책길에 이웃 어르신이 인터넷에서 금계국이 너무 무성해 토종 꽃과 식물을 다 죽일 수 있다는 뉴스를 봤다며, 이렇게 말했다.

개망초는 작고 앙증맞은 모습으로 귀엽기만 하다. 어릴 때부터 산과 들판에서 논두렁, 밭두렁에서 본 꽃이다. 여름 무렵에 활짝 피어나 가을까지 길게 사는 꽃이다.
  
중앙선 철교 주변에 개망초 꽃이 활짝 피었다.
▲ 중앙선 철교 주변에 핀 개망초 꽃 중앙선 철교 주변에 개망초 꽃이 활짝 피었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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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개망초는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이라고 한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한국 토종은 아니란다. 구한말 때 철도 공사용 침목에 묻혀 들어온 풀이라고 하는데 그전에 우리 땅에 살고 있었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구한말에 유입됐다고 해도 벌써 100년 넘게 우리 땅에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정도 시간이 흘렀으면 이젠 토종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귀화식물과 토종이라고 구별하는 시간의 차이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외래종인 데다 우리 국토를 해칠 수 있다고 알려진 금계국보다는 토종에 더 가까워 보인다. 

노란 물결이 강변을 뒤덮어 장관을 이루더니,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이젠 금계국이 물러가고 개망초가 우세를 이루는 모양새이다. 노란 꽃 사이에 아니면 꺼멓게 시든 금계국 줄기 사이에 하얀 꽃잎이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빼빼 마르고 약한 아이가 혼자서 바람을 맞서는 듯이 애처롭다. 

개망초 꽃을 보면서 금계국을 너무 많이 뿌려서 우리 하천을 해치고 토종을 모두 죽일 것이라고 떠들었던 인간의 입이 간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은 알아서 금계국을 보내고 개망초를 받아들여 생태 환경을 조절한다. 

외래 식물이라지만 금계국도 자연의 일부 아닌가. 인간이 씨앗을 무분별하게 뿌려서 산과 들에, 강변에 지천으로 필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닌지. 굳이 따지자면 잘못은 인간에게 있다. 한번 무너진 자연을 원 상태로 되돌리기에는 시간과 돈, 무수한 노력이 필요하다. 

외래종으로 한국 산천을 해치는 '가시박'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넝쿨을 타고 나무에 올라가 넓은 잎으로 햇볕을 가리는 가시박은 주변 나무를 해치고, 풀 등 다른 식물을 고사시키곤 한다. 그대로 두면 주변으로 더 번져 자연을 더욱 황폐화하기에 가능한 제거해야 한다.
  
낙동강 강변 자전거 도로 주변에 개망초 꽃이 활짝 피었다.
▲ 자전거 도로에 핀 개망초 꽃 낙동강 강변 자전거 도로 주변에 개망초 꽃이 활짝 피었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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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국도 마찬가지이다. 노란 물결이 파도처럼 일렁이면서 인간에게 좋은 볼거리를 주지만, 일부 지역이 아니고 하천과 강, 산과 계곡 등에 너무 무성하면 오히려 주변 생태계를 해치게 한다. 인간이 개입하기 전에 사람이 이러한 사태를 만들지 않으면 좋겠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가 가장 훌륭하다.

안동시 낙동강 강변 자전거 도로를 타고 하얀 개망초의 물결을 눈에 담아보자, 그리고 자연의 시간에 따라 시들어가는 금계국의 마지막을 느껴보자.
 

덧붙이는 글 |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주요 지리정보

태그:#안동, #낙동강강변, #개망초, #금계국, #자전거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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