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 스틸 이미지

KBS 2TV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 스틸 이미지 ⓒ KBS

 
야심 차게 출발한 KBS 2TV 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의 새로운 시즌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아래 <레드카펫>)이 회차가 채 절반도 지나기 전인 현재 작지 않은 위기론에 휩싸이고 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세계적 K팝 스타인 블랙핑크 제니의 출연에 힘입어 <더 시즌즈> 론칭 이후 가장 높은 첫 회 시청률인 1.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세대를 가로지르는 두 디바의 만남으로 젊은 시청자들의 눈길까지 사로잡았다.

그러나 시작의 달콤함도 잠시, 바로 다음 회차인 2회부터 시청률은 점점 하락했다. 이어진 3회에도 침체는 크게 회복되지 않았고 4회에는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해, 자체 최저를 기록했다. 이후 5회에 1.7%로 크게 반등하긴 했지만, 이는 방영 시간대를 앞으로 옮겨 <나 혼자 산다>라는 강자를 피한 덕이었다. 이전 MC들에 비해, 현 진행자인 이효리의 대중적 인지도가 압도적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프로그램들처럼 화제성이 높은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상에서 회자되는 정도는 비교적 어린 뮤지션들이 진행하던 이전 시즌이 더욱 높았다. 이효리라는 이름의 무게에 어울리는 화제성이 실현된 것은 첫 회 블랙핑크 제니와의 만남이 유일했고,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 그룹들과 예능인들을 동원했음에도 젊은 층의 입에 오르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재 논의 중이라고 밝혀진 배우 이영애의 토크쇼가 <레드카펫>의 후속 프로그램으로 기획되고 있다는 오보 역시 이러한 분위기가 배경에 있다. 이영애가 KBS 측과 새로운 토크쇼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와 같은 위기론과 섞이며 와전된 것이었다.

시대의 파도에 밀려나는 음악 방송
 
 KBS 2TV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 스틸 이미지

KBS 2TV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 스틸 이미지 ⓒ KBS

 
물론 KBS 관계자가 "<레드카펫>의 편성과 관련은 없다"고 바로잡으며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일련의 상황들은 대중음악 업계와 방송가에 큰 시사점을 남겼다. 대중음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TV 프로그램의 존속에 관한 문제였다.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 지상파 방송국의 문화적 역할과 프로그램의 독보적 가치를 내세우며 겨우 명맥을 이어가던 음악 방송 프로그램 또한 시대의 흐름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상기시킨 것이다.
 
TV 음악 프로그램의 위기론이 제기된 것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1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가요 프로그램이 예능이나 드라마 등에 밀려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은 쭉 제기되어 왔다. <레드카펫>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심야 음악 프로그램부터 MBC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가요 순위 프로그램, Mnet <슈퍼스타K>, SBS < K팝스타 >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음악 방송의 시청률은 장르와 형식을 가리지 않고 최근 몇 년간 꾸준한 하락세를 겪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뉴 미디어의 등장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시청자가 더이상 가수들의 무대를 TV로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다.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플랫폼의 대중화는 이에 쐐기를 박았다. TV와 동일한, 혹은 오히려 TV보다 다양한 콘텐츠가 게재되는 유튜브와 비교했을 때 TV 본방송은 빠른 방영 시간 외의 이렇다 할 메리트가 존재하지 않았다. 경우에 따라 TV 방송이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음악 콘텐츠 자체의 몰락
 
 KBS 2TV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 스틸 이미지

KBS 2TV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 스틸 이미지 ⓒ KBS

 
그러나 이러한 음악 콘텐츠의 침체를 비단 뉴미디어의 침공 때문이라고 하기만은 어렵다. 실제로 인터넷 매체를 기반으로 하는 다수의 음악 프로그램 역시 현재 큰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중화로 음악을 접하기가 쉬워지자, 음악을 제작하는 뮤지션 또한 많아졌고 다양한 아티스트와 취향들이 파편화되어 난무하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 세대, 성별 등을 모두 아우를 만한 범대중적 음악이 등장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는 폭넓은 시청층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대형 프로그램들에게 독으로 다가왔고, 자연스레 재정적인 타격으로 연결되었다.
 
네이버 주관의 라이브 영상 콘텐츠 <온스테이지>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양질의 라이브 공연 영상을 제작 및 제공하며 대중에게 알려지기 힘든 인디 뮤지션들을 발굴하고 지원했던 <온스테이지>가 당장 작년 말인 2023년 11월, 약 13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됐다는 사실은 국내 음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인디 아티스트들의 등용문 역할을 했던 프로그램이 사라진다는 소식 자체도 큰 슬픔이었으나 이러한 음악 콘텐츠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간다는 공포도 동시에 찾아온 것이다. 
 
<레드카펫>이 겪고 있는 지금의 이 위기도 이처럼 단순 프로그램의 존폐 이상의 의미가 있다.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부터 시작되어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중에게 음악을 양껏 전달해 온 연결고리가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 음악이 대중과 멀어져 고립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일개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보존해야 할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지닌 <더 시즌즈>와 <레드카펫>,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날개를 펼치길 음악계 모두가 고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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